기억
미묘한 친구 : 201
현재접속자 : 1 (친구 0)
 
동일한 도서의 종이책과 전자책이 있다면 무엇을 구입하겠는가?
 
 
 
 
 
 
 
8
18
230
71,749
 
 
 
 
 
작성일 : 10-01-09 21:02
배명훈 연작소설『타워』
 글쓴이 : 박교주
조회 : 823   추천 : 0   비추천 : 0  





높이 2,408m, 674층, 거주인구 50만

지상 최대의 마천루 '빈스토크'에서 벌어지는 

털면 먼지 나는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





  


  이 소개 문구를 읽고 이미 짐작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 『타워』는 'sf 연작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는데 과학적 지식은 전혀 필요 없다. 조금의 상상력과 여유만 있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실 sf소설이긴 하지만 최근의 그 어떤 소설보다도 현실적인 소설이 바로 『타워』이다. 미래의 어느 도시 위에 세워진 초고층 타워 '빈스토크'의 진풍경은 마치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보는 것같다. 그 진면목을 드러내지 않는-사실은 드러낼 필요가 없는-권력의 일그러진 양태, 시위대와 진압군의 대치,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웅크리고 숨 죽이며 사는 사람들...시대와 환경만 바꾸어 놓았을 뿐이지 '빈스토크'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태들은 현실의 판박이다.((심지어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도 모두 한국식 이름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어쩐지 '전무후무한 상상력'이라는 이 소설에 대한 평가가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발상이 재미있고 세계관도 탄탄하긴 하지만, 그 모든 설정이 오늘날의 현실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면 다소 김이 새는 듯했기 때문이다. 뭐랄까...너무나도 날카로운 현실반영이 sf특유의 참신함에 흠집을 낸 느낌이랄까? ((사실 초고층 타워란 설정도 그렇다. '타워'란 말만 듣고 '바벨탑'을 떠올리는 사람은 꽤 많을 거라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참신한 상상력도, 날카로운 현실반영도 아닌 '재치'(wit)라고 생각한다. sf지만,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자칫 잘못하면 암울하고 어두운 전개 일변도로 흐르기 쉬운 것을 작가는 적절한 '재치'로 살려내고 있다. 재치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또 박민규라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박민규가 소설에서 사용하는 기지와 재치는 이야기의 초점을 흐리는 경우가 다소 있는 것같단 말이지.((특히 그의 장편소설에서)) 그에 비해 배명훈은『타워』에서 자신의 기지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이야기에 흡인력을 실어 준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재치'로 인해『타워』는 꼭 sf소설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읽어 볼만한 재미가 있는 책으로 재탄생한다. 소설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한 가지 불만이라면 작가가 오늘날의 현실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는 희망, 해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좀 답답하다. 어쩔 수 없는, 맹목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신뢰'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Total 165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비추천
165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렝클 박교주 09-09 62 0 0
164 "처음 접하는 서양철학사", 안광복 (1) 박교주 08-27 45 0 0
163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박교주 08-16 54 0 0
162 『오래된 미래』 (1) 박교주 10-12 530 0 0
161 『변두리 괴수전』X『합★체』X『망루』 박교주 09-26 577 0 0
160 하치의 마지막 연인 (2) 박교주 07-20 727 0 0
159 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웅진 지식하우스 (3) 십장생 04-18 784 0 0
158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요새 젊은 것들 (2) 박교주 03-28 673 0 0
157 구토, (5) 하날 03-23 722 0 0
156 조정래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1) 박교주 01-09 781 0 0
155 배명훈 연작소설『타워』 박교주 01-09 824 0 0
154 외젠 다비, [북호텔], 강, 2009 십장생 12-08 798 0 0
153 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 (4) 십장생 11-13 981 0 0
152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1) 박교주 05-06 950 0 0
151 황지우의 <무등(無等)> 박교주 04-14 1313 0 0
150 【 책방등록 】드라마 <무영탑>은 어떠한지? 박교주 01-12 1075 0 0
149 지구영웅전설 daguest 01-25 988 0 0
148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2) 박교주 01-05 846 0 0
147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박교주 10-10 882 0 0
146 어둠의 저편.....에는 뭐가있게.? africaqu2n 07-01 763 0 0
 1  2  3  4  5  6  7  8  9